[24.10] 두 발 뻗고 누울 집은 왜 없는가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LH에서 나온 임대주택 관련해서
공고로 내놓은 집들을 직접 보러 다녀야 한다고 해서 부지런히 쏘다녔다.
일단 집에서 올려준 공고에 나온 집들을 쭉 추려서 가보고싶은 데를 적어보고...
동선 하나하나가 다 멀리 있어서 차 없이 뚜벅이로 움직이는 게 꽤 벅찼다.
부지런히 돌아다니면서 가격은 어떤지 방 가격은 어떤지 적고 다녔다.
물론 ... 임대주택인만큼 집들이 다 노후해있고 낡아서 ㅠ...
좋게 말해도 좋게 봐줄 수 없는 곳이 대다수였다.
그래도 산다면 이 정도는 되어야지 싶은 데가 거의 없어서......
어떡하지 하고 쫄리는 마음으로 돌아다녔다.
막 은행잎이 물들기 시작한 때라 날씨는 참 좋았다지요.
대전 LH본사 건물은 시청역에서 좀 걸어야 나온다.
긴장이 많이 됐지만 서류랑 이것저것 다 준비해왔으니까...!!
하고 들어갔다.
그런데...

지원자가 지원 서류를 내면 어떤 주택에 지원했는지 스티커를 붙이게 되어있는데
아니나 다를까 좀 살기 좋다 싶은 주택들은 이미 경쟁률이 저렇게 솟구쳐 있었다.
나만 집 없어서 서러운 줄 알았는데(ㅋㅋ)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저 스티커 판을 구경하고 있었다.
내집없는 설움은 연령과 성별을 가리지 않는다고...
그리고 누구나 좋은 곳에 살고 싶은 마음은 다 똑같다고...
저거 보고 거의 포기하는 마음으로 욕심을 내려놨던 것 같다.
시간이 한참 지나서 쓰는 거지만
당연히 떨어졌다 (ㅋㅋㅋ) ㅠㅠ
그럼 대체 오늘 하루 종일 돌아다닌 건 무얼 위해서였지... 하는 생각이 들어서
또 엄청 서러워지는 것이다. 저녁 되니까 날도 추워지는데...
일할 게 있어서 또 저번에 갔던 카페 들어가서 케이크 먹으면서 일했음.
케이크가 와중에 맛있어서 그건 위로가 됐다.
이 땅에 내가 발 뻗고 누울 자리 한켠 마련하는 게 이렇게... 이다지도 힘들어도 되는 것인가?
저녁에 집 돌아가서 방구석에서 엉엉 울고 다 털어냈다.

어쩔텐가... 그래도 맛있는 거 먹고 부지런히 걸으면서 살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