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바닥
카테고리
작성일
2023. 9. 3. 01:05
작성자
소상공

 

 

[22.11] 프랑코 폰타나 : 컬러 인 라이프 (마이아트뮤지엄)

또 1년동안 블로그 방치하고 미루다가 숙제처럼 블로그쓰기 시작 블로그쓰는게 뭔 연례행사도 아니고 사람이 꾸준해야할텐데 하참나 아무튼 사진은 백업해뒀고 기록은 해두면 언젠가 큰 힘이

above-street.tistory.com

위 포스팅과 같은 날, 전시 이후의 먹부림 시작. 저녁으로 일행이 감동적인 일식을 사주었는데 왠지 사진이 없습니다.

 

 

 

 

 

11월인데 벌써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나는 더현백.

앞에 무슨 오두막 같은 걸 지어둬서 뭔가 하고 들어가 보았더니...

 

'라그랑지'라고 하는 포토스팟인듯.

 

 

내부를 정말 잘 꾸며뒀다. 거대한 트리도 너무 귀엽고, 예쁘고...

거리에 이런 게 있으니까 정말 걸어다닐 맛이 난다 싶었다.

 

 

 

 

그리고 삼성역 근처의 위스키 바 몬트바 배럴에 갔다.

 

 

 

몰트바배럴 : 네이버

방문자리뷰 90 · 블로그리뷰 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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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날의 무한 술달리기가 시작된다...

 

이날 일행과의 대화...

"마시고 싶은거 다 마시자... 근데 내일 출근하니까 좀 적당히 마시자..."

(적당히???)

 

 

기본 안주를 주기 때문에 인당 엑스트라 차지가 있다. 

 

 

 

 

 

가장 처음으로는 가볍게 아패롤스프리츠. 달콤쌉쌀한 맛이 입맛 돋구기에 제격이다.

함께 시킨 과일 플래터인가 뭔가 저거는 기억도 안나고요

 

바텐더분들이 다 실력자이신지 메뉴에 없는 것들도 원하면 그냥 뚝딱뚝딱 만들어주셨다.

그리하여 우리 앞으로 온 엘더플라워 사워. 상콤하고 부드러운 맛.

 

 

 

이날 유독 바텐더님과 상호소통이 잘 됐는지 뭔지...

우리가 원하는 걸 자꾸... 메뉴판에 없고... 불가능할 것 같은데...

"가능하게 해주심"

 

예술가들의 상징적인 술 '압생트'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든 일행과 나...

좋아하는 소설의 상징적인 문구에 압생트가 포함되어있기 때문이라는

그런 매우 사적이고 오타쿠스러운 이유인데...

 

바텐더 분이 고민하시다가 압생트를 딱. 꺼내고. 설탕과 스푼을 딱 꺼내고.

물 떨어지는 기계는 이 가게에 없다며 스포이드와 물을 딱 꺼내줌

 

 

 

 

설탕에 불을 붙여주시고, 각설탕 위로 물을 한방울씩 떨어뜨린 후 먹은 압생트의 맛은

 

.

.

.

써!!!!!!!!!!

 

 

 

 

충격적. 쓴 게 문제가 아니라 그 특유의... 짐빔, 버번 같은데에서 나는

풀냄새가... 그걸 애초에도 참 잘 못 맡는데....

 

압생트는 그 풀냄새 중 단연 최고였다.

 

 

우리가 괴로워하니까 바텐더님이 온더락으로 변경해주심.

 

 

먹을만 해졌으나 반쯤 먹고 더 많은 술을 위해 여백의 미로 술을 남기기로 하다.

 

색이 녹색(기본) >> 갈색(설탕을 녹임) >> 우유색(온더락) 으로 변하는 게 신기하고 재밌었다.

맛은 둘째치고 좋은 경험을 한 듯. 이제 어디가서 함부로 압생트 마시고싶단 소리 절대 하지 말아야지~~

 

하지만 우리가 ... 젊은 일행이라고 해서 '님들은 그런 술 못 마실텐데요 에베베' 하지 않고

원하는 게 있으면 그냥 내어주시는 바텐더 분이야말로 프로라고 생각한다.

 

 

 

 

셰리. 달콤하고 진득한 맛.

이 진득한 맛 때문에 결국 우리는 안주 플래터를 하나 더 시켰다.

육포와 견과류를... 시킨듯

 

 

 

김릿. 나는 술집에서 칵테일을 팔면 무조건 김릿을 한 잔씩 시켜보는데...

상큼시원해서 셰리 다음으로 리프레시 하기 좋았다. 얘도 풀맛 가득.

 

 

 

 

브랜디 크러스타. 상큼하고 깊은 맛.

잔테두리에 리밍되어있는 설탕과 함께 한모금 하면 행복해지는 맛.

 

행복을 함께하는 저 커비는  일행의 최애.

 

 

 

 

 

 

문득 바텐더 님에게 '사과 향이 진하고 강한 위스키'를 마시고 싶다 하니 턱, 하고 꺼내 주신 칼바도스 뷔스넬.

위 사진들을 보면 알겠지만 우리는 이미 너무 많은 잔을 마셨고... 이 위스키의 도수는 내가 기억하기로 40도가 넘었음.

 

괜찮을까...? ㅋㅋ 하고 일단 마셨는데

달콤쌉싸름한 사과의 향이 지배적이고 깊은 위스키의 맛에 완전히 반했다!!!

물론 마시는 순간 식도와 위장의 위치를 직관적으로 뇌리에 새겨주는 HOT&BURN은

일행과 나의 두 눈을 크게 뜨이게 해 주는 데에 일조했으나

바를 나와서 단연 최고라고 손꼽아 말했던 건 역시 이 녀석이었다. 정말... 정말 맛있었다.

 

 

 

 

 

슬슬 돌아가긴 해야하는데 아까우니까 딱한잔만 더 시켜먹을까? 해서...

마무리로 상큼하고 청량한 피즈. 이거 주문할때 우리 앞에 쌓인 잔을 보더니

다른 바텐더분이 후다닥 와서 '과자 안주를... 서비스로 더 드릴까요???' 하셔서 네 ㅠㅠㅠ 하고 받았다.

 

많이... 많이 잘 먹긴 했지요

 

 

전체적으로 바텐더분의 대응과 주조 실력이 뛰어나고,

깨끗하고 묵직한 분위기에서 가볍게 떠들며 마시기 좋았던 곳.

 

우리는 오픈하자마자 들어왔지만 시간이 늦어질 수록 사람도 점점 많이 와서 북적거리는 분위기도 좋았다.

 

 

 

이날의 화려한 먹부림은 이렇게 마무리.

사진으로 보니까 좀 많이 마신 것 같긴 한데 가격이 그렇게 세게 나오지 않았고...

막상 나와서 조금 찬 밤거리를 걷는 우리도 그다지 취하지 않아서...

 

그냥 멀쩡하게 나와서 멀쩡하게 집들어가고 잤다.

이후로 이 일행과 나는 함께 마시면 안 취하는구나... 를 학습해서 약속잡을때마다 괜찮은 바 도장깨기를 하고있다.